“세상 모든 문이 닫혀 있어도, 엄마는 내가 화장실에 들어가는 순간 열쇠를 찾는다.”
어느 날 이 문장을 읽고, 갑자기 웃음이 터졌버렸다. 하지만 곧 한숨이 뒤따랐다. 왜 이렇게 말하는가 하면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서 말하는 것입니다. 그건 내 삶을, 내 일상을 너무도 정확히 표현한 문장입니다.
나는 왜 이렇게 자주 엄마와 하루의일상이겹치는 걸까. 내가 딱 혼자 있고 싶을 때. 조용히 생각하고 싶을 때.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때. 그 순간마다 어김없이 엄마는 나를 찾는다.
처음엔 우연이라 생각했지만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그 빈도는 점점 잦아지고, 나는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머피의 법칙은 어디에나 있다
머피의 법칙. “잘못될 수 있는 건 반드시 잘못된다.” 처음엔 농담 같이 생각했지만, 살아갈수록 자꾸 정확하게 들어맞고 있다.
우산을 안 가져온 날 비가 오고, 늦잠 잤을 때만 엘리베이터는 내층에 없고 줄을 바꾸어 서면 꼭 내가 있던 줄이 더 빠르게 빠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화장실에 들어가는 순간, 엄마가 문을 두드린다.
“야! 멀었나? 왜 하면! 들어가야 하는데! 빨리나 와? 등등....
마치 나를 감시하는 cctv라도 달린 것처럼, 엄마는 정확히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생활 리듬의 겹침, 그러나 감정은 다르다
가족과 함께 살면 생활 리듬이 같다고 한다. 같은 시간에 식사하고, 비슷한 시간에 움직이고, 비슷한 루틴으로 하루를 반복하게 된다.
그러니 내가 쉬고 싶은 그 순간, 엄마도 뭔가를 하고 싶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내 감정은 다르다. 나는 그 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 엄마의 한마디를 듣는 순간 모든 감정이 무너진다.
내가 쉬고 싶었던 이유는 단지 피곤한 것보다, 누군가의 시선과 누군가의 상관없이 온전히 나로서 만 있고 싶을 때 나를 괴롭힌다.
엄마는 나를 괴롭히려는 걸까?
처음엔 엄마가 밉기도 했다. 왜 하필 지금? 왜 꼭 내가 혼자 있으려는 그 순간마다 부를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엄마도 외로운 건 아닐까? 엄마도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건 아닐까?
엄마도 대화를 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인데?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이런답이나온다.엄마는 평생을 가족만을 위해 살아왔다. 그래서 혼자 있는 법을 모른다. 혼자 있는 시간이 오히려 불안하고 공허하실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그 공허함의 빈틈을 나라는 존재로 채우려 하는구나? 하지만 그건 오리려 나에게는 너무나 힘든 시간으로 다가온다.
머피의 법칙은 심리의 법칙이다
머피의 법칙이란 결국 기대와 현실이 어긋날 때 생기는 충돌이다.
나는 기대한다. “오늘은 조용히 쉴 수 있겠지.” "오늘은 화장실을 조용히 쓸 수 있겠지" “이번엔 엄마가 나를 그냥 두겠지.”
하는 생각은 역시나 현실과 다르게 다가온다. 그 기대가 어긋나는 순간, 실망감은 배가 되고, 화남은 침묵으로 바뀌게 된다.
엄마와 나는 왜 모든 것 안 맞고 반대일까?
그러고 나면 남는 건 상실감뿐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큰 그림자다
엄마는 이 세상에서 내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다. 하지만 그만큼 가장 강한 그림자를 내 게드리 운다.
엄마의 말 한마디에 하루가 무너지고, 엄마의 시선 하나에 자존감이 흔들리게 된다.
그 사랑이 부담이 되고, 그 관심이 감시처럼 느껴질 지면, 나는 너무 혼란스러워진다.
엄마가 밉다고 생각 들지만, 엄마를 미워할 수는 없다. 그 감정의 사슬은 끊을 수도, 어떻게 할 수도 없다.
그래서 필요한 건 거리감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멀어져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배신이 아니라 나 자신의 성장이다.
엄마와 거리를 두고 싶다고 느끼는 건 더 이상 엄마의 일부가 아닌 나만의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생각하며 연습한다.
- 엄마의 말에 바로 반응하지 않기
- 하루에 한 시간은 휴대폰을 꺼두고 나만의 시간 갖기
- “지금은 내 시간이야. 혼자 있고 싶어”라는 말을 정중하게 연습하기
이건 이기적인 게 아니다. 이건 나를 지키는 방식이다.
나를 찾기 위한 노력
나는 엄마를 사랑한다. 그러나 그 사랑이 나를 가두어서는 안 된다.
나는 엄마의 아들이기 전에, 나 자신이어야 한다.
엄마의 기대, 엄마의 방식, 엄마의 리듬이 아닌 나만의 속도와 공간의 리듬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엄마의 목소리가 더 이상 괴롭힘처럼 들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마무리하며
오늘도 역시나 엄마가 나를 부른다. 그 순간 나는 깊게 숨을 들이쉬면서
마음속으로 중얼거린다.
“엄마, 제발… 이 순간 3분만 조용히 좀…”
이 말이 나를 이기적으로 보이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말을 하지 않으면 나는 무너질 것이다.
가끔은 나를 위해 이기적이어야 한다. 가끔은 사랑하는 사람과도 거리를 둬야 한다.
그래야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으니까.
큰 그림자 속에서 벗어나 빛을 찾기 위해, 오늘도 나는 ‘조용한 거리두기’를 연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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